메타버스의 관광산업 기회요인 여부는 얼마나 현실과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가 관건

기술보다는 차별성 있는 콘텐츠가 경쟁력의 핵심

관광산업에 부는 바람
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다른 서비스 업종처럼 관광업계 역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영상 기술과 디스플레이 디바이스의 혁신이 종전에 접하지 못한 경험을 대중에게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관광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며 기계화, 전자화, 디지털화를 지나 이제는 ‘가상물리화’의 혁신이 진행중이다. 예컨대, 이탈리아의 ‘폼페이 유적 VR 투어’는 VR 기기를 활용한 가상·증강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며 중국에서도  VR 동물원, 자금성 4D 상영관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메타버스와 관광산업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을 모방한 온라인 공간이며, 이 안에서 사람들이 새로운 가상의 개체를 형성하고 상호 소통하는 방식 또는 세계관을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초월 또는 그 이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굳이 직역하자면 ‘초월적 세상’이 되겠다.

야외 활동의 제약은 가상세계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하는 ‘메타버스’의 가치를 점점 높이고 있다. 현실과 온라인으로 접목된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가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정책적 지원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지자체 단위의 지원사업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음도 감지된다. 훌륭한 지역자원이 있으면서도 브랜딩과 마케팅의 어려움을 겪어온 다수 지자체의 고충이 있었음 짐작케 한다.

메타버스의 관광산업 기회요인 여부는 얼마나 손쉽게 접근 가능하고 얼마나 현실과 제대로 연결되어 있는지에 달려있다. 메타버스가 리얼월드의 관광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나 풍요롭게 할 요소는 매우 많다. 관광지 탐색, 관광 서비스 예약, 현지 체험 후 경험 공유로 이어지는 관광 여정의 상당수는 메타버스에서 구현할 수 있다.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확실히 된다.

결국, 관건은 관광산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주체가 메타버스 안으로 모이느냐의 문제가 된다. 관광상품 기획, 교통, 숙박, 맛집, 관광명소, 금융, 관공서 등 관광산업 밸류체인을 구성하는 요소가 메타버스 안에 체계적으로 자리잡으면 메타버스라는 명칭에 걸맞는 관광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메타버스가 관광산업 재도약의 발판이 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필요하다. 그래야 재방문이 이루어진다. 구축의 주체가 기업이든, 정부든, 지자체이든 기술은 누군가가 잘 만들어놓은 것을 이용하면 될 일이지만 고객을 이끄는 콘텐츠는 유의미한 수준의 투자가 있어야 탄생한다.

타버스 개념은 이미 존재하는 것이었으나 최근의 신드롬은 마치 새로운 기술이 출현한 듯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획기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는 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의 모습에 변화를 가져올지, 그저 한 때를 지나가는 마케팅 용어로 그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